교도소 담장 아래에서 날아온 편지
이 글은 안동 교도소 성경 공부에 나오는 900번 김기성 형제님의 편지글입니다.
김기성 형제님이 편지를 쓰게된 것은 99년 5월이후부터 가져온 자매 결연 형식으로 하던 성경공부 모임이 최근 한 달에 두 번의 모임이 교도소 측의 일방적인 요구로 한 번으로 줄어든 것이 다시 예전처럼 두 번 모임을 가지게 된 것을 감사한 마음에서 교회로 보낸 편지입니다.

존경하는 전도사님께 드립니다.
종들의 모습을 뵙는 순간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오늘 헤어지면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우리가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던 시간들이었는데 이제 한 달에 한 번 밖에 안된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너무나 가슴이 아프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하나님이 주신 약속이 있었기에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러 가자 능히 이기리라』(민 13:30)
슬프다라는 형편보다도 주신 약속이 형편을 이기고 마음에 소망이 가득했습니다.
종들의 말씀과 교제를 나누면서 종의 마음이 내 마음에 흘러 들어오고 종은 나로 더불어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임이 끝나고 저는 교무과장님과 계장님을 만났습니다.
"우리 교회 전도사님이나 우리 형제들이 강하게 모임에 집착하는 것은 교도소를 위하는 일입니다. 또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입니다. 한달에 두 번씩 모임을 갖게 해 주신다면 하나님께 복을 맏으실 것입니다. 허락해 주십시요....."
그 분 앞에서 간증도 하면서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런 끝에 고맙게도 계장님께서 4월달에는 마지막 주 한 번만 하기로 하고 5월달 부터는 한 달에 두 번씩 둘째 주 수요일과 네째 주 수요일 모임 날짜를 주시면서 전도사님께 편지하라고 했습니다.
"이 문제는 많은 사람이 생명이 달린 문제인데 허락해 주십시요"
하고 무릎 꿇고 사정하려 했는데, 계장님께서 저를 일으키시며 생각해 보시더니 이렇게 허락해 주셨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고 고맙기만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 거민은강하고 성읍이 크고 견고하고 철병거를 가진 아낙 자손을 보고 악평하며 시체가 광야에 엎드려 진 것 같이, 형편만 보고 절망하고 좌절하며 엎드려 졌다면 하나님께서 이렇게 주신 큰 복을 맛 보지 못하였을텐데 당신이하신 약속의 성실하심을 보며 다시 한 번 저의 마음을 말씀 앞에 더 가까이 옮겨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상이 아닌 허상을 바라보면 마음이 빼았겨 실망 속에 살아 왔던 지난 시절을 생각하며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고 이제 우리 삶에 있어서 실망도 좌절도 포기도 없다는 것을 제 마음 깊이 인식시켜 주고 싶었습니다. 말씀이 모든것을 이기고, 창조하고, 넘어지게도 하고 일으켜 세우기도 하는 그 말씀이 가장 가까이 내 마음 안에 있어서 소망을 줍니다.
저희 공장에 강신국형제가 있습니다.
제가 오늘 가족 접견을 하면서 성경 공부를 이끌 수 없어서 형제에게 맡기며 잘해보자고 부탁을 했는데 형제가 대뜸
"형제님 나는 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없습니다. 못합니다"
"왜 못하냐?"
"부끄럽고 자신도 없구요"
"형제, 너가 뭐 한 가지라도 잘한 것이 있냐? 부끄러운것이 아직도 남아있냐? 잘하지도 못하면서 잘할려고 하니까 그런 생각을 갖는거야. 잘하지 마. 너가 부끄럼 당할 것이 있냐? 너는 지금 더 이상 부끄럼 당할 것이 없는 부끄러운 인생, 망한 사람이야. 그냥 너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
하며 부탁을 하며 나갔는데, 갔다 돌아와 형제의 간증을 들어보니 평소에 나오던 사람이 아무도 안 나오고 딱 한 사람 나왔는데, 그것도 조금 부족한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과 단 둘이 교제하고 예배를 드렸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얼마나 뜨거웠는지 모릅니다.
강 형제가 그렇게 모임을 갖고 있을 때, 뒤에서 동료들이 킥킥거리며 비웃으며 조롱하던 일들이 눈에 선하게 비춰졌기 때문에 아마도 저라면 그렇게 모임을 도저히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했습니다. 그 모임은 수십 명, 수백 명을 데리고 하는 대집회보다 더 값지고 귀한 모임이었습니다. 때를 얻으나 못하나 복음만 전하고 산다는그 마음이 저의 마음을 너무나 부끄럽게 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그 형제는 도저히 그럴만한 형제가 아닌데, 그런 아름다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은혜였습니다.
저희 공장에서 그 형제를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무시합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누구보다도 일반 사람 백 명보다도 값진 귀한 형제입니다.
김상수 형제가 지금 많은 시험에 들었습니다. 기성 교회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생활하다 보니 자신이 외계인처럼 여겨져 힘들다고 합니다.
많은 유혹과 핍박이 있는 모양입니다. 기도해 주십시요.
양 목사님과 이?규 목사님......안부 전해 주십시요.
항상 교회 안에서 형제, 자매님들과 항상 건강하시고 교회 안에 주님의 은혜가 가득하길 빕니다.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정운정 전도사님 필라델피아 주소도 좀 알고 싶습니다.

-그럼- 교회와 종의 은혜 아래서 김기성 형제 드림

오래 전부터 안동교도소에서 성경공부를 가지면서 교회 안에서
▶ 성경공부도 하고 교도소 집회도 하자! ◀
라는 마음이 일어나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도소 측에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매우 호의적으로 대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담당 과장이 바뀌면서 집회를 하는 부분에 어렵다고 하면서 다른 기성교회에서 일정을 펑크를 내면 그 주간에 집회를 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합니다.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안동 교도소 내에서 복음의 역사가 일어날 수 있도록 형제님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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