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로 포도주를 만드시는 예수님 - 강춘일
전문교사 신청을 다시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번에는 신청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내가 교사로서 합당치 않고 못한다는 부담 때문이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사모님께 책망을 들었습니다. "자매는 인생도 그렇게 살고 신앙도 그렇게 한다"고...
도대체 어떻게 살기에 저렇게 말씀하시는 걸까? 그 후에 제 삶을 살펴보았습니다. 매사에 "내가 감당치 못하겠다, 내게 너무 벅차다." 싶은 일들은 다 피해 다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즈음 목사님께서 출애굽기 30장 말씀을 전하셨는데 그 말씀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분향단에 대한 내용인데 기도를 말하는 것입니다. 목사님께서 사모님이 한 달간 IYF교사로 가셔서 혼자 생활하실 것을 생각하며 옆에 간섭해주고 의식해야 할 사모님이 계시지 않을 때 육신으로 흘러갈까 근신하는 마음이 생겨 하나님 앞에 기도할 마음을 얻으셨다고 간증하셨습니다. 향을 사르려면 먼저 등불을 정리해야 하는데 등불이 정리될 때 기도의 힘이 받쳐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간증을 들으면서 저도 기도할 마음을 얻게 되었고 제가 부담스러워 자꾸 피해 다니던 일들을 부딪혀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의 짐들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마음이 정결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얼마후 교사강습회가 있어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오영도 목사님께서 에스더에 관해 말씀하셨는데 에스더는 왕비의 자리에 앉아있으면서도 아무것도 해 낼 수 없는 위치만 왕비였습니다. 모르드개가 재를 무릅쓰고 있어도 이유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왕과 멀리 있기 때문에 왕의 힘을 받지 못하고 지혜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리만 지키고 있다면 왕을 거스르는 것이고 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말씀 앞에 내 자신이 비추어 졌습니다. `교사`란 자리만 지키고 있지 아무런 일도 해낼 수 없는, 주님으로부터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그런 내가 거스리는자, 대적자란 사실이었습니다. 왜 그럴 수밖에 없는가? 그것은 당당하고 떳떳하게 왕 앞에 나가고자 하는 생각 때문이란 사실을 발견케 되었습니다.

4차 어린이 수양회 봉사를 앞두고 준비하는 시간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감당할 수 없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내게 사도행전 9:22절 말씀을 보여주셨습니다. 사울을 향해 "이 사람이 예수를 부르는 자를 잔해하던 자가 아니냐?" 라고 할 때 사울은 오히려 힘을 더 얻어 예수를 그리스도라 증명하면 유대인들을 굴복시키는 것을 보면서 "그래요. 하나님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에요. 대적자요, 거스르는 자예요."라고 나를 시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내게 전문교사란 자리도 주셨고 교회 안에 머물 수 있는 큰 은혜도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이 나를 받으셨고 교회가 나를 받으셨다는 큰사랑이었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4차 봉사를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하위를 데리고 수양회에 가야만 했습니다. 2차 수양회에 우리교회 아이들이 다녀왔기 때문에 갈 아이들이 없었습니다. 하위는 엄마 때문에 또 가야만 하는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친구가 아무도 없고 자신의 몸이 정상아이들과 다르다는 것 때문에 굉장히 부담스러워 했기에 저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하위와 나의 심령을 위해서 4차 어린이 수양회를 보내주셨습니다.

하위가 다른 아이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면서 너무 어려워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체하기도 하고 머리도 아팠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지만 하나님은 합당한 선생님을 만나게 하셔서 일해 주셨습니다. 송정교회 자매님이었는데 하위에게 교제도 해 주시고 책망도 해 주시면서 강하게 이끌어 주셨습니다. 한번은 하위반 아이들이 앞에 나와서 율동을 하고 들어갔는데 하위가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일로 인해 선생님이 마음을 많이 간섭해주셨고 사모님도 마음을 많이 써 주셨습니다. 나중에는 하위가 친구들과 마음을 열고 장난도 치고 어울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전 하위 때문에 마음의 어려움도 많았고 슬프고 괴로울 때도 많았습니다. 그 아이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으면서도 붙잡고 있었던 내 모습이 보였습니다. 하나님은 이번 수양회를 통해 우리 하위를 교회 앞에, 하나님 앞에 내어놓게 하셨습니다. 수양회 동안 하위와 제가 하나님께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교회에 대형버스를 구입한다는 광고를 듣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IYF물질을 드리는 일이 있었는데 전 방관자의 위치에 있었습니다. "난 지금 형편이 너무 어려워" 하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하나님은 그 일로 제 마음을 간섭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일 앞에 하나님을 구하지 않은 그 마음이 참 악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일 후 대형버스를 구입한다는 일 앞에 하나님을 구하고 싶었는데 하나님은 기도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던 중 목사님 설교를 들으면서 요한복음 2장의 가나 혼인잔치집에 포도주가 떨어졌을 때 예수님은 물로 포도주를 만드셨는데 나는 늘 포도가 많기를 바랬고 좋은 포도가 많아야 좋은 포도주를 만든다는 생각 속에 잡혀 있는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맹물로 포도주를 만드시는 분이셨습니다. 저는 늘 조건이 갖추어져야만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었고, 늘 형편이 갖추어지기를 바라고 있었지, 아무것도 없지만 맹물로 포도주를 만드시는 예수님께는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는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 말씀을 의지해서 작정에 동참할 수 있었습니다. 난 항상 내 자신을 보면서 부족하다는 생각 속에 잡혀 사는데 근간에 제 마음에 자꾸 출애굽기 36:6∼7절의 성소에 쓸 재료가 모든 일을 하기에 넉넉하여 남음이 있음으로 가져오기를 정지했다는 말씀이 생각나며 하나님이 내게 주신 것이 넉넉한데 그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늘 저만 보고 살아가는 것이 악한 마음인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항상 나의 마음을 이끄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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