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리?
살사리꽃이 피어난 교회 정원

교화 안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누굴까 ?

혜수일 것이다

10 살의 반쯤 잘려나간 단발머리

질식할 것처럼 화사하게 먹은 듯

바람에 터질 것처럼 웃던

너의 하얀 얼굴

아름다웠지

또옹 , 또옹 ..... 희고 검은 음계를 넘는

개굴스럽고 새침하고 뾰르퉁하고 아기뚱한

어린 표정 곁에 서서

모른 척 눈살을 모으며

악보를 펼치는 단발머리


" 선생님은 손가락이 굳어있어 . 알아 ? 생명은
리듬이라는 사실 ? "

엉거주춤 팔을 끌던 너의 손

슬그머니 거둬가고

건반을 누르면

필로폰이 주입되듯 과거로 스미는

발자국 , 자국들

창누가에 서서

" 선생님 , 고기떼들은 어디에서 어디로 가나요 ? "
" 먹이를 찾아 가겠지 ."

문득 물어오는 검고 푸른 어린 눈동자

잊지 마라

너는 어떤 고난에도 뚫고 나갈

푸른 물고기 같은 눈동자를 가진

하나님의 아이

계집 아이 옆에 서서

예수처럼 고개를 숙인다

잔털 꿈틀거리던 고사리를 닮아 보드랍던

너의

하얗던 손

그 가을

나를 고개 숙이게 하던

그 교회에서의

그 생명

그 피아노 소리

그 살사사리꽃

고개를 숙이던

그 예수





* 살사리꽃 - 코스모스의 순 우리말



대 한 예 수 교
침 례 회

나주은혜교회

박승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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