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1개월 간의 교회일을 청산케 하신
7년 1개월 간의 교회일을 청산케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세상에는 아이러니한 일이 참 많습니다.
저는 강산이 이마까지 변할 만큼 기성교회에서 근무했으나, 말씀이 범람하는 그곳에서 내 영혼은 아사직전인 상태였습니다.

96년 8월,
대덕 수양관에서 복음을 듣고 구원을 받았지만 분리하지 않은 채, 내 삶의 터전인 기성교회에서 `나름대로 신앙 지키기`를 하였고 간혹 복음도 전하며 살았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강단에서 흘러나오는 설교가 짐승의 울부짖는 포효에 불과했고, 지옥 확장을 이루는데 일등공신이 바로 구원받지 않은 목사들이라는 사실도 깨달았지만, 그 판단하는 마음은 고통하는 나에게 위로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곳에 머물러 있는 3년 7개월 동안 나의 모습은 다시 율법 아래로 내려가 적당히 섞여진 채로 점점 괴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철(Fe)`에 다가 탄소를 섞으면 강철이 되어 용도에 맞게 사용되어지지만 신앙에 있어서는 나의 의와 예수님의 의가 섞이면 신앙이 아닌 종교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년 후반부터 하나님은 나와 가족에게 많은 간섭을 하셨고, 특히 전도서6장 7절의 말씀이 나로부터 오는 소망을 불신케 했습니다.
모든 강물이 채울 수 없는 바다를 향해 유유히 흐르듯이, 내가 나를 향한 기대를 따라 채울 수 없는 욕망의 바다를 향해 흐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신 하나님으로 인하여 이제야 비로소 나는 나의 모든 수고의 쟁기를 과감히 놓을 수 있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소망을 두고서 그동안 탕진한 세월이 무진장 아깝긴 하지만,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큰 것처럼 이미 예정되었던 지난 모든 일들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종교생활은 자신의 불굴의 의지로 열심히 해야만 하지만, 신앙생활은 하나님의 은혜로 이끌려지는 삶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나는 지금 "그리스도 안에서의 참된 쉼"을 누리고 있습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매일매일 새로운 각오로 막연하게 종교생활을 하고 있으나 하나님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자기 의"로 나아가려는 생각에 사로잡혀 지금도 여전히 애쓰는 삶에서 해방을 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 되신 하나님을 인정함과 동시에 사단의 뛰어난 능력(?)을 믿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앙은 하나님과의 1:1 관계이므로 나만 하나님 앞에 올바로 서면 돼"하는 발상이 간교한 사단의 전략이며 전술이기도 합니다.

육지가 끝나면 어김없이 광활한 바다가 이어져 있고, 지금 이 순간도 모든 만물들은 끊임없이 화학반응을 하며 생성, 소멸해 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정해진 시간 또한 한가로이 여유를 부릴 만큼 그리 넉넉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오늘처럼 따스한 봄 햇살이 문틈을 비집고 온 집안 구석구석을 환하게 비추듯, 하나님이 어두운 내 마음에 빛으로 찾아오셨으니 앞으로 그분이 하실 일에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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