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은 숨은 보물 찾기
신앙은 꼭 숨은 보물 찾기라는 마음이 든다. 보물지도를 찾아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숨겨진 보물을 찾는 기쁨을 맛볼 수 있듯, 교회 안에서 흐르는 마음이나 종의 말씀을 따라가다 보면 이 세상 어떤 금은보화와도 비길 수 없는 분들을 얻을 수 있다. 일본에서의 1년간의 단기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2월부터 기쁜소식사 영자부에서 일할 수 있는 은혜를 입었다. 문서선교에 매진하시는 목사님과 형제자매님들 사이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러던 3월의 어느 날, IYF 출판부의 김양미 자매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일본에서 단기생활하다가 주님 품으로 간 박소연 자매를 추모하는 글을 써 달라는 것이었다. 아직 영자부 업무에 여러 모로 미숙한 터라 시간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글을 써서 드리겠노라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글이 나오지가 않았다. 하나님 앞에 며칠간 무릎꿇고 기도해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급기야 자매님 장례식 VOD까지 보면서 박소연 자매가 아플 때 있었던 일들과 그때의 마음을 하나하나 더듬어가며 글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1주일 여를 보내며 가까스로 글을 써서 자매님께 보내 드렸다. 글을 보신 자매님의 대답, “형제님, 내용이 좋긴 한데 분량이 너무 많고 IYF 성격이랑 맞지 않아서 싣진 못 하겠어요.” 순간 내 마음에 의문이 올라왔다. 글을 실어주지 않은 데 대한 의문이 아니었다. ‘이상하다. 하나님이 싣지 않게 하실 것도 아닐텐데, 왜 이 글을 쓰게 하셨지? 이 글이 실리지 않을 것을 하나님은 미리 아셨을 텐데.’ 회지에 실을 단기학생들 체험담을 모집할 때도 마음을 기울여서 썼지만 분량이 많아서 싣지 못하게 되었던 터라 의문은 더욱 컸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달 뒤, 하나님이 그 두 편의 글을 쓰게 하신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 즈음, 인터넷 선교부 형제자매님들은 인터넷과 신문방송매체 등을 통해 IYF를 알리는 일에 마음을 쏟고 계셨다. 귀국발표회 공연 등을 포탈이나 UCC 사이트 등에 올리기도 하고,여러 신문 등에 박 목사님의 설교나 IYF 기사 등을 싣기도 하셨다. 이율로 자매님은 하루에도 몇 번씩 메신저를 통해서 우리 동영상을 추천해 줄 것을 요청하셨다. 바쁜 업무시간에 짜증스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것도 복음을 위하는 길이라는 마음에 잠깐잠깐 짬을 내어 사이트로 들어가 클릭을 하곤 했다. 그러던 4월의 어느 날, 이율로 자매님에게서 또 한 건의 지령이 떨어졌다. “형제님, 굿뉴스코에 지원하고 싶은 학생이 네이버 지식인을 통해 질문을 했어요. 바쁘시겠지만, 읽어보고 답글 좀 달아주시겠어요?” ‘아이 참, 지금 바쁜데!’ IYF 영문회지와 기쁜소식지 업무도 순조롭게 진행이 되지 않고 있던 터라 글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 갈등하던 중 회지원고 모집을 할 때 쓴 두 편의 글이 떠올랐다. ‘그래, 이걸로 답변을 대신하자!’ 지식인 답변란에 글 한 줄을 남겼다. “제가 작년에 일본에 다녀오면서 겪은 일들을 담은 글 두 편을 네이버 메일로 보내드렸습니다. 꼭 한 번 읽어봐 주시길 바랍니다.” 그때는 상상도 하지 못 했다. 그 짤막한 한 줄의 글이 다섯 명의 학생을 내게 보내줄 줄은…. 처음 지식인에 질문을 올렸던 여학생이 메일을 읽고 답장을 보내 왔다. 동해에 산다고 소개하는 그 여학생은, 내가 쓴 글을 읽고 단기선교에 더욱 소망이 생긴다고 했다. 혹시 필요한 자료나 책자 같은 것이 있으면 보내달라고 했다. 답장을 어떻게 쓸까 고민을 하다 때마침 고대에서, 학교내 굿뉴스코 홍보용 전단지를 만들면서 쓴 간단한 굿뉴스코 소감문이 있어 그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25년간 오로지 공부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살던 제게 일본에서의 1년은 제 인생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공부’란 제게 있어 남을 짓밟고 그 위에 내가 올라서려는 수단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하기 전에 남을 먼저 돌아보는 선교사님의 헌신적인 삶, 서로를 위하며 아껴주는 굿뉴스코 학생들의 마음을 겪으면서, 그동안 선생님이 되기에 합당치 않은 마음을 가진 채 살아온 제 모습을 분명히 볼 수 있었습니다. 훌륭한 교사가 되기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학문적인 지식이나 수업기술이 아니라, 먼저 학생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고 바칠 줄 아는 마음가짐이었던 것입니다. 강물에서만 살던 연어가 태평양으로 여행을 떠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생명을 낳듯, 이제는 죽은 지식을 전하는 사람이 아닌, 살아있는 마음을 전하는 참스승이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 여학생은 그 글을 보고 IYF와 굿뉴스코를 향해 더욱 마음이 열린다며 기뻐했고 급기야 동해에서 서울까지 와서 컬쳐 박람회를 보고 가기에 이르렀다. 하나님이 나 같은 사람에게 이 학생을 인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생각하니 과분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내가 올린 답변을 보고 계속해서 메일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그 글 무슨 내용이에요?” “나도 좀 읽고 싶어요. 거기 가면 하루 종일 성경만 읽고 전도만 한다던데 사실이에요?” “굿뉴스코에 대해서 물어볼 게 있는데….” 그렇게 해서 다섯 명의 학생이 연결되었다. 5는 은혜의 숫자라 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모두 IYF에 연결되어 복음을 듣길 기도하고 있다. 교회와 종들 가운데 흐르는 주님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너무도 절묘하게 모든 문제나 어려움이 풀리는 것을 우리는 늘 듣고 보고 산다. 그 역사를 경험하는 것은 흥미로운 것을 넘어 짜릿하기까지 하다. 모든 일들이 이 세상 어떤 기계보다도 더 정교하고 세밀하게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역사 속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는 오늘을 사는 것이 소망스럽다. 내가 아는 오늘은 주님의 마음 안에 그려진 내일의 그림 안의 한 조각이기에….


Reply 윗 글에 대한 답글입니다.

3개월이 지난 글은 덧글 입력이 불가 합니다.
카카오톡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