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계셔야 할 자리에...김성훈 형제 교생실습 첫 날!!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IYF의 김성훈 형제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있는데요. 어제(4월 4일)부터 한 달(4주)간 서울시 양천구 신월7동에 위치한 양천중학교로 5명의 학우들, 그리고 다른 각 학교에서 모인 6명의 학우들과 함께 교생실습을 가게 되었습니다. 지난 금요일 학교에 가서 선생님들께 첫인사를 드리고 어제부터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부모님이 교직에 계시고 학창시절 진주IYF 운영위원이신 은사님 하만갑 장로님의 은혜를 입은 터라 제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어깨가 무거워지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1) 입으로 가르칠 것인가, 몸으로 가르칠 것인가?
집에서 06시 40분에 출발하여 마포구 합정역에서 603번 버스를 타고 다리 하나를 건너 종점에 도착한 것이 07시 15분경. 집에서 일찍 나서서 그런지 교통은 그렇게 막히지 않았습니다. 다소 외곽지역이라 한산해서 그런지 서울이 아닌 고향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교무실로 가서 먼저 출근해 계신 환경부장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첫날부터 교문지도를 나갔습니다. 교문에서 8명의 선도부 학생들과 지도교사 선생님과 함께 학생들의 용의복장을 단속하였는데요. 제가 중학교에 다니던 10년전 보다 많이 완화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색깔있는 운동화를 신는다든지, 두발규정이나, 가방 등에서 그런 점이 많이 엿보였습니다.
한창 단속을 하는데 운동복을 입은 아저씨 한 분이 한 손에는 집게를 다른 한 손에는 봉지를 들고 쓰레기를 치우시면서 “선도부 너네들도 쓰레기 주워라. 요놈들아. 꽁초 안 보이냐?” 하시면서 지나가시는 것이었습니다. 허름하고 수수한 복장과 말투가 처음에는 학교에서 일하는 기사아저씨이신 줄로만 알았는데, 나중에 학생들이 하는 말이 그분이 교감선생님이시랍니다. 순간 어찌나 아찔하던지. 몸소 솔선수범하시는 교감선생님을 몰라 뵌 죄(?)도 죄였지만, 학교의 높으신 어른께서 몸소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이시는 모습을 보면서 IYF안에서 한 몸 아끼지 아니하시는 종들이나 운영위원님들, 간사님들의 삶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지요.

2) 학교소개
저희 양천중학교는 90년 1월 20일 교육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 비교적 역사가 짧은 학교입니다. 그해 3월 5일 남학생 9개반, 여학생 6개반으로 입학식을 치른 후, 5월 4일 정식으로 개교를 하였습니다. 이 학생들이 93년 2월 11일 첫 졸업식을 가졌고 지난 2월 16일 12학급이 13회로 졸업하였습니다. 학교장으로는 7대 진옥자 교장선생님께서 작년 3월 1일 취임하신 후 퇴임하실 때까지 3년간 근무하실 예정입니다. 37개 학급에 937명의 학생들이 64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양천중학교의 자랑은 야구부인데, 오후에는 거의 야구부 학생들이 그렇지 않아도 좁은 운동장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3) 학생들과의 첫 대면
어제가 4월 첫 월요일이라 운동장 조회가 있었습니다. 교감선생님께서 저희 교생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일일이 호명하며 학생들에게 소개를 해 주셨습니다. 저도 교생대표로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춘기 아이들이라 호기심이 많아서 그런지 저희들이 인사를 하자 시끌벅적한 분위기였고 개중에는 선생님들이 보고 싶어서인지 교생실앞에서 서성이며 창문이라 출입문을 빼꼼히 살짝 열어다보다 저희가 나갈라치면 획 도망가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학생회장, 부회장 등 임원들의 임명장 수여식과 학교장 선생님의 훈화도 있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마지막에 “양천중학교 학생여러분!”이라고 하시자 학생들이 목소리를 높여 “사랑합니다!”라고 화답할 때 얼마나 흐뭇했는지 모릅니다. 그런 광경은 강의실에서 학과목 공부에만 정신이 팔려있던 제가 배울 수 없었던, 그야말로 “마음이 통하고 흐르는 세계”였습니다.

4) 삶은 탁상공론이 아니다.
2, 3, 4교시에는 교장, 교감, 연구부장 선생님과 간담회 및 연수를 가졌습니다. 여교장이신 진옥자 선생님은 23세때 교직에 첫발을 들여놓으신 후, 올해로 39년째 나라와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양천중학교는 목동, 신목, 목일 중학교 등 인근의 다른 학교에 비해서 재정적인 지원이 부족한 편이라 교장선생님께서 직접 양천구청 등을 다니시며 예산을 유치해 오신다고 하고 올해도 구청장님으로부터 2억의 예산을 약속받아 시청각실을 리모델링하실 예정이라고 합니다. 태권도가 4단이라고 하시는데, 교직에 대한 자부심과 교사관이 남달리 투철하신 분이더군요.^^;
연구부장 김영숙 선생님은 막내아들이 올해 고대 2학년이라고 하셔서 더욱 친근감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같은 자애로운 말씨와 인자함, 세밀함을 갖춘 분으로 저희 12명 모두에게 한 차례씩 연구수업을 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대개 연구수업은 과목별로 한 번씩 하는 것이 보통인데, 아마 저희 후배들이 더욱 열심히 공부하도록 채찍질하기 위하심이 아닌가 싶네요.
이들 선생님을 뵈면서 교직에 대한 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교직을 그저 62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는 철밥통이나 밥벌이의 수단으로만 여겨오던 제게 있어서 앞선 선배님들의 삶은 거울이 되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분들의 학생을 향한 사랑이나 관심 등은, 어떻게든 좋은 학점을 받아야 한다는 일념으로만 대해오던 상아탑의 강의실에서는 그야말로 죽었다 깨어나도 배울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새삼 ‘나’라는 세계에만 관심과 초점을 맞춘 채 갇혀 살아오던 제가 얼마나 비겁하고 옹졸하게 보였는지 모릅니다.

5) IYF가 서야 할 자리엔 일진회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감선생님을 뵈었습니다. 실습생들을 만나니 당신이 첫 교생실습을 나가시던 81년도(제가 태어나던 해입니다.) 생각이 자꾸만 나신다는 교감선생님은 실습기간동안 좋은 경험과 추억을 많이 담아가길 당부하셨습니다. 교감선생님의 공식에 따르면 ‘좋은 경험과 아름다운 추억은 고생과 업무량에 비례한다’라고 합니다. 교생들은 학생이 아니라 선생님임을 거듭 강조하시며 기대를 표하시더군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교통이 불편하고 생활수준이 떨어지는 학교의 여건에 대해서 많은 걱정을 털어놓으셨습니다. 지하철이나 교통불편 등의 문제는 둘째치고라도 학부모님들의 생활수준이나 수입이 넉넉하지 못해서, 학생들이 공부보다는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기며 산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부모님이 이혼하거나 돌아가신 소년소녀가장들, 한 끼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어린 학생들(그들이 어린이는 아니지만, 1학년들은 몇 달 전만 해도 초등학생들이었지요), 약 100여명의 학생들이 국가로부터 중식비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에게는 즐거워야 할 방학이 오히려 1년 중 가장 고통스러운 때일 것입니다. 중식비가 나오질 않을 테니깐요. 더더구나 추운 겨울방학은요.
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신 한 여학생의 말씀이 제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부모님이 안 계시고 할머니와 함께 사는 학생인데 학급친구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조금씩 훔쳐다가 탈의실에 숨겨놓고 친구들이 간식을 사 먹거나 돈이 필요한 일이 있을때면 그 돈을 꺼내다가 쓰곤 했다고 합니다. 마침 교장 선생님의 주선으로 그 학생을 돕고자 하는 후원자가 생겨서 정기적으로 돈을 입금시켜 주려고 통장을 만들어오라고 하셨지만 며칠째 만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안타까운 말씀이 있었습니다. 눈물이 나오는데, 교생들 중 제가 나이가 제일 많고 여학생들도 있어서 울지도 못 했습니다.
이같이 예수님과 복음으로 채워져야 할 우리 학생들의 마음을 먼저 파고든 것이 있었으니 바로 얼마전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일진회였습니다. 사정상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교감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학교마다 수십 명의 학생들이 일진회에 가입하여 활동하면서 죄에 물든 삶에 끌려가고 있다고 합니다. 때리는 것도 기본이 수백대라고 하시더군요.아직 학년초라 1학년들은 조직을 하려다 적발되어 회원이 없다고 합니다.
‘그 학생들이 만약 일진회회원이 아니라 IYF회원이었더라면 어땠을까? 그들로 말미암아 친구들이 바뀌고 선생님들이 바뀌고 양천중학교가 바뀌었을텐데. 같은 물이라도 뱀이 마시면 주위 생명을 해하고 죽이는 독이 되지만, 젖소가 마시면 주위 생명을 살리고 이롭게 하는 우유가 나오는 법인데.’
사단은 참으로 잔혹하고 교활했습니다. 교회사를 보면 선교사님들이 복음을 들고 들어가기 전에 사단이 먼저 가서 자신의 교회를 세우고 수많은 영혼들을 죄와 지옥으로 끌고 갔습니다.
“때가 이르리니 사람이 바른 교훈을 받지 아니하며 귀가 가려워서 자기의 사욕을 좇을 스승을 많이 두고(딤후 4장 3절)”
대학가뿐 아니라 중고등학교나 초등학교에도 IYF 동아리가 세워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마침 교감선생님께서 일진회 학생들을 두 명 정도 붙여주시며 그들을 선도하길 바라는 마음을 보여주셔서 하나님의 인도를 놓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6) 내가 처음으로 복음을 만난 10년전!
제가 이 귀한 복음을 만난 지도 어느 새 10년째가 됩니다. 저는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저도 중학교 2학년을 맡게 되어 감회가 남다릅니다. 삶의 목표없이, 돛대와 나침반을 잃은 배마냥 방황하던 제게 주님께서 찾아 오셨습니다. 처음에는 그분을 외면하였지만 그분은 저를 얻길 원하셨고 결국 2년후 진정으로 주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희 양천중학교에는 복음이 필요합니다.
소돔과 고모라에 의인 열 명이 없어서 쏟아지는 불과 유황에 멸망을 받았듯, 저희 학생들에게는 좋은 여건과 훌륭한 학습시설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복음이 가장 필요합니다.
같이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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