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 한자루
큰 가방에 담으려 해도 다 들어가지 않는 것, 무엇일까?
이불일까? 이불은 꼭꼭 눌러서 넣으면 큰 가방에 들어간다. 그럼 옷일까? 옷도 들어간다. 그런데 마음은 잘 안들어갈것 같다. (가방을 사 줘도 만족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가진 생각)

엇그제 우리 회사 여직원이 자살을 했다. 아마도 원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없어 실망을 한것 같다. 우리 회사에 들어오려고 2년동안 회사 직업훈련원에서 고생하며 공부하고 최종 선발되어 입사를 했다. 그정도면 살만도 하고 보통 사람들은 부러워하기도 한다. 그런데 왠 자살? 아마 지금 누리고 있는 직장과 가정과 자신의 모든 것을 만족하지 못하고 무섭고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

나는 박충규 전도사님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링컨하우스스쿨 홈페이지를 만들자`고 하셔서 온 마음을 쏟아 자원자들과 함께 시간을 같이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전화 연락하고 자원자실 인터넷이 되는지 물어보고 주로 그런 일이다. 나는 홈페이지를 만들지 못한다. 이 모든 것은 자원자들이 한것이다.

그런데 첫 날, 자원자들이 모여서 기획을 하는 날, 중요한 날인데 내가 눈병이 들었다. 큰일이었다. 눈병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이 될 수도 있다고 병원에서 그러는데. 기도했다. `하나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지금 중요한 기간입니다.` 나는 조심하리라고 마음 먹고 모임을 가졌다. 형제 자매님들이 나한테 가까이 오려고하지를 않았다. 하기야 집에서는 집사람이 더했다. 아예 독방(?)에 넣어 놓고 상대를 하지 않으려 했다.

둘째 날, 직장 근처 병원에 갔다. 이것은 전염되는 유행성 결막염이 아니라 눈을 비벼서 생긴 눈꺼풀 결막염이라고 했다. `전염은 안되냐`고 재차 확인했다. 나는 주님이 나를 도우시고 내 마음을 주님 앞으로 이끄시는 것을 강하게 느끼고 주님의 크신 사랑을 감사하고 찬양했다.

자원자 모임을 가질 때,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마음을 쏟지 않는다`고 자원자들에게 책망(사실 내가 책망할 수 있는 사람인가 생각되지만)을 한적이 있다. 다음날 인터넷이 되지 않아서 형제님을 불러도 오지를 않고 전화상으로만 `이렇게 해 보세요. 저렇게 해보세요` 하는 것이다. 나는 그 형제님이 `바빠서 그렇겠지. 아이구 형제님 참 고맙다. 이렇게 도와 주시니 우리가 홈페이지를 만들수 있지`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후에 그 형제님이 `형제님 죄송해요. 내가 형제님이 준비를 안했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무거워서 전화를 해도 안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일을 통해서 하나님이 내 마음을 형제님께 열게 해 주셨다`고 짧게 얘기해 주었다.

한 자매님은 `평소에 형제님을 향해서 관념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그 생각이 바뀌었어요.`하시면서 고마워하셨다.

나는 사실 이번 홈페이지 만드는 일에 글 수정하는 것 조금 하고 나머지는 모두 자원자들이 했는데 김목사님은 `홈페이지 만든것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시면서 누가 만들었냐고 물으셨다.

그리고 볼펜을 한자루 선물로 주셨다. 손가락만한 파란색 볼펜, 귀엽게도 보이고 예쁘장하다. 그 외형보다 그 속에 들어 있는 내용물이 너무 좋았다. 그 속에는 목사님의 마음이 들어 있었다. 나는 목사님이 나를 사랑하시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나를 늘 챙겨 주신다. 그렇지만 어떻게 `이형제 내가 자네를 좋아하네`하고 늘 말씀하실 수 있나?(남자끼리 예기지만 그러면 좀 무게가 없어 보이지 않나요?) 볼펜 한자루, 이 속에는 농축된 목사님의 사랑이 들어 있다.

나만 느끼고 싶지 않은 종의 사랑, 나는 이것을 우리 자원자에게 전해 주고 싶다. 그래서 종의 깊은 마음을 같이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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