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하나님없는 인생......
"뼈빠지게 일만했다...너희들은 바보같은 아빠인생 닮지마라"
작년에 명퇴 권고받자 더욱 일에 집착...올해엔 영전-고실적
34세 때 외국계 은행의 지점장이 된 엘리트 은행원이 자살했다. 경찰은 그가 「과중한 업무 부담」때문에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6시30분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에서 A은행 명동지점장 안모(36)씨가 집을 나섰다. 부인 김모(37)씨는 식탁 위에서 편지를 하나 발견했다.



『나는 은행을 위해 일한 결과 너무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우리 가족에 대해 배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당신, 그리고 ○○, ○○야,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지만 아빠는 최선을 다했다. 바보 같은 아빠의 삶을 살지 마라.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길 바란다. 』

유서였다. 특별히 누구에게 보내는 게 아니라, 2장 분량의 짤막한 메모였다. 부인은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사흘 뒤인 9일 오후 1시30분쯤 동작대교 남단 한강 물속에서 안씨 시신을 발견하고, 자살로 결론내렸다.

안씨의 빈소를 다녀온 동료들은 『실신한 부인 옆에서 초등학교 5학년 딸이 울고 있었고, 7살짜리 아들은 영문 모르고 혼자 놀고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이 안씨의 은행동료 가족 친구들을 조사한 결과, 안씨는 업무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기 힘들어 했고, 끊임없이 경쟁을 시키는 직장 상사와 갈등도 있었다. 부인은 경찰에서 『남편이 업무를 힘들어했다. 3주 전부터 불면증에 시달려왔다. 위장이 쓰려 병원에 가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87년 이 은행에 들어간 안씨는 입사 10년 만인 97년 서울 방배지점장이 됐다. 성취욕 강하고 대인관계가 좋은 엘리트였다.

이 은행 노조위원장은 『자부심 강하던 그는 작년 7월 회사로부터 명예 퇴직을 권고받고는 사람이 달라졌다는 게 같이 일한 동료들의 얘기』라고 말했다. 『목숨 걸고 일해 치욕을 갚겠다고 결심한 것 같았답니다. 독심을 품었는지, 온화하고 쾌활하던 사람이 원칙을 따지고 완벽을 강조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안씨는 철저히 일에 몰입한 덕에 올해 3월 명동지점장으로 영전했고, 이 은행 지점 중 1∼2위의 실적을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그는 몇달 전부터 하루에 1∼2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 전 지점에서 실시된 실적 경쟁 캠페인 때문에 밤낮없이 고객을 만나러 다녔고, 주말에는 온갖 경조사를 챙겼다. 9월22일로 다가온 지점 개점 10주년 행사를 빛내기 위해 더 실적 높이기에 매달렸다. 그 덕으로 9월 실적이 지점 중 2위를 기록했다.

그는 실종되기 전날 만난 손아래 동서에게 『실적 부담으로 고통이 심하다. 감시당하는 것 같고 주위 사람들이 질시하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결국 그가 이 모든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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